직장인 공인중개사 독학 공부 방법 및 합격 후기

2022. 3. 26. 01:55부자가 되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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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30살이 되었다. 회사 생활 2년 차, 불확실한 미래가 걱정되어 뭐라도 하고 싶은 불안한 청춘이었다. 노후대비 겸 언젠가는 할 도전이고 기왕 한다면 머리가 더 굳기 전에 해두고 싶어서 30세의 회사원은 공인중개사 공부에 도전했다. 부동산은 못 사도 공인중개사 자격증은 취득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

결론부터 말하자면 회사 다니면서 공부해서 초시 동차 합격했고 2020년 31회 시험에 합격해 공인중개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이미 1년이 넘게 지난 일이지만 정리해 둘 겸 글을 남겨보려 한다.




1. 본인

비전공자다. 법학, 부동산학에 대한 기초 지식 없이 맨땅에 헤딩으로 시작했다. 회사는 절반은 출장을 나가고 절반은 사무실 출근인 떠돌이 노동자다. 출장지에서 퇴근하면 숙소에서 공부했고 사무실에서 퇴근하면 집이나 카페에서 공부했다.




2. 공부방법

공부에 왕도가 있던가요. 머리에 욱여넣을 뿐이지. 지하철 광고에서 많이 본 에듀윌이 가장 유명한 것 같길래 기본서를 사서 읽었다. 하지만 결코 친절한 책은 아니다.

인강을 들을 시간도 돈도 없었기에 책을 사서 공부하는 방법을 택했지, 분명 더 효율적인 방법도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나는 공부도 가성비로 하는 게 익숙한 가난뱅이였을 뿐.

기본서 1회독 하는 데만 거의 6개월은 걸렸다, 이해가 잘 안 돼서.. 전 과목 돌리면 앞부분은 다 까먹기 때문에 다시 봤다. 2회독에서 시간을 줄이고 기출문제 사서 풀기 시작했다.

기출문제 풀어보니 노답이었다. 이런 식으로 공부하면 안 되겠구나 싶어서 3회독부터 과목마다 이론-기출을 병행하면서 공부했다. 이론 공부하고, 기출 풀고, 오답 찾아 확인하고, 그렇게 과목마다 세 번 돌리려고 노력했다.




정리는 딱히 안 했다고 생각했는데 찾아보니 꽤 많이 했었네. 마지막 세 달 남았을 즈음부터는 암기해야 될 부분을 외우려고 아이패드 노트필기 앱인 굳노트4를 사서 필요한 부분을 정리하면서 했다. 외워야 할 공식도 많고 문제풀이 연습도 해야 한다. 세법은 50페이지가 넘게 정리해뒀네. 와우, 나 좀 열심히 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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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공부기간

매해 10월 말 시험이 끝나면 11월 중순 이후부터 다음 해 시험대비용 책이 나온다. 그때쯤 책을 샀으니 기간은 11개월 정도 공부했다. 매일 1-2시간이라도 하려고 노력했지만 안 될 때는 드라마만 주야장천 볼 때도 있었다. 마지막 몇 달은 forest 앱을 이용해 공부 시간을 기록했을 때 한 달에 50시간 이상은 했다.

시험 직전 일주일 전에는 공부하다가 내가 뭐하는 건가 싶어서 눈물이 주룩 흘렀다. 시험 전 마지막 3일은 휴가를 쓰고 공부했는데 아침마다 진짜 토할 것 같았다. 그냥 하루 종일 꾸역꾸역 계속 머릿속에 밀어 넣느라 정신이 혼미했다. 근데 그만큼 뜨겁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건 합격했으니까. ♪(´ε`*)




4. 결과

뭐 썩 높은 점수는 아니지만 합격했음에 몹시 만족한다. 시험 보면서 공법 풀 때는 너무 어려워서 울 뻔했다. 진짜 어떻게 이럴 수가 있지? 어떻게 이런 문제를 낼 수 있지? 하는 생각에 공포와 절망감이 치밀어 올랐다.

집에 와서 가채점 하는데 공법 채점은 무서워서 마지막에 했다. 합격을 결정하는 건 공법이겠구나 싶었다. 그만큼 점수도 안 나왔지만 나는 그저 과락을 면했음에 감사할 뿐이다. ( ˃̣̣̥᷄⌓˂̣̣̥᷅ )




5. 후기

불투명한 미래에 언젠가는 공인중개사가 되어야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이다. 그런데 잘한 일일까? 내가 자격증을 따는 동안 내 친구는 부동산을 취득했다. 그게 맞는 선택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머리가 띵했다.

하지만 집을 사는 일이야 사람마다 인생의 단계가 다른데 어떻게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수 있을까? 친구는 결혼도 했고 이미 독립해 살고 있기에 마주한 현실이었다. 나는 아직 그럴 단계에 한참 못 미쳤다.

법은 계속 변한다. 부동산법은 더 빨리, 자주 변한다. 이미 공부를 한 지 1년이 넘게 지났고 그렇게 열심히 했지만 나는 부동산에 관심을 가지지 않아 거의 모든 내용을 잊었다.

하지만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공부도 해두면 어디 안 간다. 몸 어딘가에 남아있어서 조금만 훑어보면 금방 기억날 거 알고 있거든. 이게 내가 나중에 부동산 투자를 하게 되었을 때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나의 공부는 무식한 방법이었지만 결과가 좋으니 됐다. 나는 잘 해왔고, 잘하고 있고, 앞으로도 잘할 거다. 30세의 도전은 뜨거웠고 재밌었다. (๑ᵔᗜᵔ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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