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9. 11. 15:26ㆍ떠돌이 방랑객
지난주 기분이 저기압이라 고기 앞으로 갔다. 사가정역 근처의 이탈리안 식당 쥬스토. 본인립아이와 티본은 하루 전 예약해야 하므로 스테이크는 채끝등심(52,000원)을 선택했고 사이드 디쉬는 감자매쉬(6,000원), 파스타는 아스파라거스와 숭어알의 오일파스타 조합이 궁금해 보타르가(19,000원)를 주문했다.
가볍게 나오는 식전 빵과 소금이 들어간 올리브유가 나왔다. 섬세한 입맛이 아니라 올리브유의 풍미는 못 느꼈지만 소금 맛이 느껴졌을 땐 색다른 조합에 재밌게 맛있었다. 빵은 리치하지 않고 담백하며 가벼워서 좋다.
아스파라거스와 염장 건조한 숭어알을 곁들인 오일 스파게티인 보타르가가 먼저 나왔다. 처음에 본 적 없는 스파게티의 색 조합에 당황했지만 먹어보고 맛에 감동했다. 나는 육식계인데도 불구하고 이 풋풋하고 독특한 맛이 너무 좋았다. 파스타의 삶은 정도도 씹힘이 좋아서 맘에 들었다. 아스파라거스의 아삭함과 짭조름한 숭어알의 조합이 제법 맘에 들어쓰.
파스타가 나오고 고기가 나올 때까지 시간이 꽤 걸렸다. 고기가 나오기 전에 스파게티를 다 먹어버릴까 봐 아껴서 먹고 있었다. ಢ‸ಢ
등심 스테이크! 굽기는 미디엄 레어로 주문했다. 로즈마리향이 과하지 않고 산뜻해서 너무 좋아. 토마토, 올리브, 버섯, 꽈리고추가 곁들여져 있는데 고추를 못 먹는 내가 꽈리고추를 조금 먹어봤을 때 몹시 매워서 눈물이 날 정도였다. 그런데 그 중독성과 맛을 포기하기 아까워서 조금씩 잘라먹었다.
고기는 모든 부분이 질기지 않고 부드러우면서 간도 딱 좋았다. 홀그레인 머스터드나 고추냉이와도 잘 어울리고 무엇보다 보타르가 스파게티와의 조합도 몹시 좋다! 혀가 호강과 부귀를 누리고 있는 듯했다.
고기 먹다 보니 나온 감자매쉬. 사실 난 목 막히는 퍽퍽함과 푸석푸석함을 별로 안 좋아해서 감자를 안 좋아한다. 그래서 별 기대를 안 했는데 버터와 우유가 들어가서인지 부드럽고 목 넘김이 괜찮았다. 맛도 과하지 않게 보통 감자보다 달달한 맛이 있어서 다 먹고는 더 먹고 싶어 아쉬울 정도였다.
이것은 주문이 밀려 죄송하다며 서비스로 나온 디저트! 푸딩 같이 달달한 커스터드 크림 위에 얇게 썰어 만든 복숭아 조림을 올렸다. 그 위에 붉은 것은 셔벗 재질인데 진한 과일 맛이 난다. 먹으면서 너어무 맛있어서 어떻게 이런 음식을 만들 수 있지? 어떻게 복숭아를 이렇게 자를 생각을 했지? 하며 끊임없이 감탄했다.
식사를 하는 동안 손님으로 온 가족 중 아이가 너무 비명을 지르는데 가만히 있는 부모 때문에 기분이 썩 좋지 않았지만 음식이 너무 맛있어서 그래도 만족했다. 건물이 재건축되고 나서 전보다는 공간이 협소해진 점은 아쉽지만 고층에 통유리창으로 비치는 가로수의 푸른 분위기도 나름 좋다. 이런 맛집이 근처에 있다는 게 고마울 따름이다. (◍•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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